나폴레옹 보나파르트(Napoléon Bonaparte, 1769~1821)는 유럽을 지배한 군사 전략가이자 프랑스혁명의 산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업적은 전장에서의 승리만이 아니었다. 1798년 시작된 이집트 원정은 단순한 군사적 정복이 아니라 학문적 탐구와 문화적 발견의 여정이었다. 이 원정 중 발견된 **로제타석(Rosetta Stone)**은 인류가 고대 이집트 문명을 해독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으며, 역사와 언어학의 발전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본 글에서는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이 가지는 의미와 로제타석 발견의 역사적 가치를 살펴본다.
이집트 원정: 군사 작전과 학문적 탐험의 결합
1798년, 나폴레옹은 이집트 원정을 감행했다. 프랑스는 당시 영국과 대립하고 있었으며, 나폴레옹은 지중해의 패권을 장악하고, 인도를 향하는 영국의 무역로를 차단하기 위해 이집트를 공격했다. 그러나 이 원정은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었다. 나폴레옹은 이 원정에 167명의 학자, 과학자, 건축가, 기술자를 동반했다. 그는 단순한 점령이 아니라, 이집트 문명의 연구와 발전을 목표로 삼았다. 이들은 프랑스 군대와 함께 이집트 곳곳을 탐사하며, 고대 유적을 연구하고 기록했다. 그 결과, 이 원정은 근대적인 이집트학(Egyptology)의 출발점이 되었다. 군사적으로는 피라미드 전투(1798년 7월 21일)에서 나폴레옹이 오스만 제국의 마말루크 군대를 격파하며 승리를 거두었으나, 영국의 호레이쇼 넬슨 제독이 이끄는 영국 해군이 아부키르 해전(1798년 8월 1일~2일)에서 프랑스 함대를壊滅시켰다. 이로 인해 나폴레옹의 군대는 이집트에서 고립되었지만, 그 와중에도 학문적 연구는 지속되었다.
로제타석 발견: 고대 문명을 해독하는 열쇠
1799년 7월, 프랑스군은 이집트의 로제타(Rashid) 근처에서 요새를 건설하는 중, 로제타석을 발견했다. 이 돌은 검은색 현무암으로 된 비석으로, 기원전 196년에 작성된 프톨레마이오스 5세의 칙령이 새겨져 있었다. 로제타석이 특별한 이유는 세 개의 언어로 같은 내용이 기록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다.
-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Hieroglyphs)
- 민중문자(Demotic Script, 이집트 후기 필기체 문자)
- 고대 그리스어(Greek)
이것은 마치 고대 이집트어를 해독할 수 있는 ‘번역본’과 같은 역할을 했다. 당시 학자들은 그리스어를 해독할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단서로 삼아 수세기 동안 미스터리로 남아 있던 이집트 상형문자의 해독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나폴레옹은 이집트에서 철수해야 하는 상황에서도 로제타석을 프랑스로 가져가려 했지만, 결국 1801년 영국군이 이집트를 점령하며 이 비석은 대영박물관(British Museum)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이 돌이 가진 의미는 이미 프랑스 학자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었고, 이후 1822년 장 프랑수아 샹폴리옹(Jean-François Champollion)이 이를 바탕으로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 로제타석의 발견은 단순한 유물 발굴이 아니라, 고대 문명 해독의 열쇠가 되는 사건이었다. 이를 통해 인류는 이집트의 역사, 종교, 정치, 문화를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으며, 이후 이집트학이라는 학문이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나폴레옹의 원정이 가져온 변화: 이집트학과 근대 연구의 시작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결국 영국과의 전쟁에서 패배로 끝났지만, 역사적, 학문적으로는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
1)이집트학의 탄생
나폴레옹이 동반한 학자들은 이집트의 유적과 문화, 동식물 생태계를 기록한 방대한 연구서를 남겼다. 1809년~1829년 사이, 프랑스 학자들은 **《이집트지(Description de l'Égypte)》**를 출판하여, 이집트 문명의 가치를 세계에 알렸다.
2) 로제타석을 통한 고대 이집트 해독
1822년, 샹폴리옹이 로제타석을 분석하여 고대 이집트 상형문자를 해독했다. 이는 이집트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연구를 가능하게 하며, 인류가 고대 문명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되었다.
3) 프랑스 문화와 학문의 발전
이 원정 이후, 프랑스는 고고학과 언어학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흐름을 만들었다. 오늘날까지도 프랑스는 이집트 연구에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전쟁 속에서 발견된 인류 지식의 보물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단순한 군사 작전이 아니라, 학문적 탐험이 결합된 역사적 사건이었다. 그는 유럽의 패권을 장악하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고대 이집트 문명의 비밀을 풀 수 있는 단서를 제공했다. 특히 로제타석의 발견은 고대 문명을 해독하는 중요한 전환점이었으며, 이를 통해 이집트학이 탄생하고 인류는 고대 이집트의 정치, 문화, 종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게 되었다. 비록 나폴레옹은 군사적으로 이집트에서 철수해야 했지만, 그의 원정이 가져온 학문적 유산은 영원히 남아 있다. 오늘날에도 로제타석은 고고학과 언어학의 위대한 발견 중 하나로 남아 있으며, 나폴레옹의 이집트 원정은 인류 역사에서 단순한 정복이 아닌, 지식을 향한 위대한 여행으로 기억되고 있다.